AI 덕분에 일하는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더 바빠지고, 일이 정리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진 않나요? 점심시간, 마키나원들이 손에는 햄버거를, 머릿속에는 이 질문을 들고 라운지에 모였습니다. AI 노하우를 함께 나누는 마키나락스 문화, 그 첫 번째 AI Lunch Talk(이하 ALT) 현장입니다.

점심 먹으면서 AI 얘기 좀 할까요?

ALT는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는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을까?”

옆자리 동료는 반복 업무를 자동화했을 수도, 기막힌 프롬프트를 찾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하우는 공유하지 않으면 한 사람의 노트북 안에만 머물죠. 그래서 ALT를 열었습니다. AI로 AI를 만들며 겪은 시행착오와 결과물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AI 엔지니어부터 마케터, 인사 담당자까지. 하는 일은 달라도 각자 AI와 부대끼며 만든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들고 왔습니다.

마키나락스 문화 - 사내 라운지에서 점심을 먹으며 AI Lunch Talk 발표를 듣는 마키나원들

첫 ALT에는 6명의 마키나원이 연사로 나섰고, 온·오프라인으로 7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동료의 AI 활용기는 그 어떤 세미나나 교육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았습니다. 보안상 사내 행사로 진행된 모든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AI의 조직적 활용을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그날 오간 우리들의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이야기가 풍성했던 만큼 두 편으로 나눠 전합니다. 1편에서는 마케팅팀과 P&C팀, 비개발 직군 마키나원 두 명의 AI 활용기를, 2편에서는 엔지니어 네 명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01 프롬프트 말고, 브리프: AI에게 일을 잘 시키는 3가지 방법

김경연 | Marketing Manager

첫 발표는 마케팅팀 김경연님이 맡았습니다. 경연님은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마키나락스의 플래그십 컨퍼런스, ATTENTION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의 AI 활용기를 공유했습니다.

AI Lunch Talk에서 AI로 행사 웹사이트를 만든 과정을 발표하는 마키나락스 마케팅팀 김경연 매니저
마케팅팀 김경연님

웹사이트는 필요한데, 개발 지식은 0.

ATTENTION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행사를 알리고 참가 신청을 받을 웹사이트가 필요했습니다. 외주 견적을 받아보니 여러 명이 투입돼 2주가 걸리고, 비용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그렇다고 직접 만들기에는 개발 지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AI에게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AI야, 행사 페이지 세련되게 만들어줘”

처음에는 이렇게 시켰습니다. 한 문장으로 시킨 것치고는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문제는 ‘AI맛’이었습니다. 그럴듯하지만, 마키나락스의 아이덴티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사이트였죠. 경연님은 지시하는 방식을 세 가지로 바꿨습니다.

한 문장 프롬프트로 AI가 처음 만든 ATTENTION 2026 행사 웹사이트 초안 화면
초기 프롬프트로 나온 결과물

AI에게 일을 잘 시키는 3가지 방법

첫째, 당당하게 훔쳐라. “우리 회사 장점을 반영한 세련된 페이지”를 30분씩 설명하는 대신, 참고할 레퍼런스 페이지와 작년 ATTENTION 페이지, 로고와 이미지 파일을 넣습니다. 추상적인 지시보다 명확한 예시가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둘째, AI에게 전문가의 페르소나를 준다. 그냥 AI는 ‘대충 깔끔해 보이게 만들면 되겠지’ 하고 넘어갑니다. 반면 애플에서 27년간 일한 디자인 총괄이라는 페르소나를 주자, CTA 위치와 문구, 정보 위계부터 따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명령에는 평균적인 답이 돌아오지만, 전문가의 눈을 주면 스스로 결과물을 검토합니다.

셋째, 과부하에 대비하기 위한 마스터 가이드를 먼저 세팅한다. 대화가 길어져 새 채팅방을 열면, AI는 이전 대화를 그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FAQ 작업 이어서 하자”고 하면 “그게 뭐예요?”라는 답이 돌아오죠. 그래서 지금까지 나눈 내용을 정리한 핸드오버 파일과 프로젝트 개요·규칙 파일을 먼저 만들고, 수시로 업데이트했습니다. 환각을 막고 작업의 일관성을 지키는 안전장치입니다.

레퍼런스·페르소나·마스터 가이드를 적용해 AI로 완성한 ATTENTION 2026 웹사이트 라이브 페이지
실제 라이브 된 ATTENTION 2026 결과물

그렇게 완성된 것이 지금의 ATTENTION 2026 웹사이트입니다. 여러 명이 2주 동안 매달려야 했던 일을, 혼자서 일주일 만에 외주 비용 없이 해낼 수 있었습니다. 한 줄짜리 명령이 아니라 예시와 역할, 맥락을 담은 브리프. AI에게 일을 잘 시키는 법은 동료에게 일을 잘 맡기는 법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02 지휘통제실: AI 참모 다섯과 일하는 법

김형찬 | HR Manager

두 번째로 소개할 발표는 P&C팀 김형찬님의 이야기입니다. 형찬님이 소개한 것은 나만의 AI 팀, 바로 ‘지휘통제실’입니다. 역시 HR 매니저답게 제조·국방 AI 대표기업 마키나락스에 걸맞은 콘셉트까지 구현한 것인데요.

AI Lunch Talk에서 AI 에이전트 지휘통제실을 발표하는 마키나락스 P&C팀 김형찬 매니저
P&C팀 김형찬 님

흩어진 업무를 한 화면에

슬랙, 메일, 노션, 캘린더.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업무 툴이 흩어져 있다 보니, 놓치는 일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형찬 님은 이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관리하기 위해, AI 참모 다섯이 일을 나눠 맡는 지휘통제실을 만들었습니다.

슬랙·메일·노션·캘린더 업무를 한 화면에 모은 HR AI 에이전트 지휘통제실 메인 브리핑 대시보드
지휘통제실 메인 화면

대대장은 사람, 참모는 AI

구조는 이름 그대로 군대입니다. 형찬님이 대대장을 맡고, AI 중대장이 명령을 받아 네 명의 장교 AI에게 일을 나눕니다. 인사장교는 메일 초안과 지원자 관리를, 작전장교는 일정과 면접 참석 체크를, 정보장교는 채용 시장 동향 수집을, 군수장교는 인력 관리를 맡습니다. 참모들끼리 필요한 정보를 서로 요청하고 주고받기도 합니다. 중대장은 결과를 취합하고 최종 검토한 뒤 대대장에게 보고합니다.

AI 중대장 에이전트가 참모 에이전트들의 정기 보고를 원문과 대조해 검증하는 지휘통제실 화면
정기보고 중 중대장이 참모 보고를 원문과 대조해 검증하는 장면

아침 정기 보고에서 결재까지

현장에서는 실제 지휘통제실 화면도 시연했습니다. 아침 정기 보고를 소집하면 중대장이 회의를 열고, 각 참모에게 안건과 파악할 사항을 정리하도록 지시합니다. 화면에는 오늘의 지표와 결재할 사항, 답장이 필요한 메일과 슬랙, 캘린더 일정이 한눈에 보입니다. 형찬님은 결재함에 쌓인 항목을 하나씩 확인하고 처리하거나 건너뛰면 됩니다.

중대장·인사·작전·정보·군수 장교 역할의 AI 에이전트 다섯이 각자 담당 시스템을 맡고 있는 지휘통제실 내부 화면
지휘통제실 내부, AI 참모 다섯 명이 각자 담당 시스템을 맡아 대기 중인 모습

물론 참모들이 마음대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시스템은 외부 배포 없이 로컬 PC에서만 돌아가고, 메일이나 슬랙 메시지는 형찬님이 승인 버튼을 눌러야만 나갑니다. 결정은 여전히 사람이 하고, AI는 그 결정을 돕는 참모입니다. 개발자가 아니어도 AI를 ‘나만의 팀’으로 꾸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발표였습니다.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됩니다

지금까지 비개발 직군 마키나원 두 명의 AI 활용기를 전해드렸습니다. 개발 지식이 없어도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전하고, 결정은 사람이 내린다면 AI는 든든한 동료가 됩니다.

2편에서는 마키나락스 엔지니어 네 명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는 시대, 엔지니어들은 왜 더 바빠졌고 그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을까요? 인지부채와 PR 리뷰,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 그리고 기억을 대신하는 기록까지. 엔지니어들의 AI 활용기를 다룰 2편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