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는 고도의 정밀함과 안전성이 요구되는 제조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셀(Cell)’을 묶어 ‘모듈(Module)’을 만들고 이 모듈을 다시 거대한 ‘팩(Pack)’으로 조립하는 복잡한 단계를 거치죠. 최종 완성된 팩은 차량의 하부에 장착되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틈이나 오차만 있어도 치명적인 불량으로 이어집니다.

전기차 배터리 공정

셀 -> 모듈 -> 팩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과정

마키나락스는 전기차 배터리 공정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SDF(Software Defined Factory,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를 위한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공정을 자율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를 구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키나락스가 경험한 치열했던 여정과 현장의 기록을 공유합니다.

전기차 배터리 공정의 두 가지 난제

쏟아지는 다품종, 뒤섞이는 라인
전기차 배터리는 차종에 따라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입니다. 공정이 생산 계획대로만 움직여주면 좋겠지만, 실제 현장은 그렇지 않죠. 앞선 라인에서 장비가 멈추거나 수급이 꼬이면 후속 라인에는 서로 다른 차종의 베이스가 무작위로 뒤섞여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최종 조립 단계에서는 정해진 차종과 배터리를 정확히 매칭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작업자들은 라인이 바뀔 때마다 설비를 멈추고 수작업으로 제어 로직을 교체하는 비효율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날씨부터 물량까지,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
전기차 배터리 공정은 내·외부 환경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예를 들어, 여름철 유난히 무더운 날씨에는 평소와 같은 압력으로 배터리 셀을 밀착시켰을 때 내부 열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실시간으로 제어값을 낮춰야 합니다. 생산 물량의 변동도 문제입니다. 오늘 목표량이 100대인데 전 공정에서 들어온 팩이 50개뿐이라면, 남은 시간 동안 라인을 놀리지 않기 위해 즉시 다른 제품 생산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부분 AI 모델에서 ‘스스로 동작하는 피지컬 AI’로

전기차 배터리 공정의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공장에는 이미 비전 검사나 이상 탐지 등 부분적인 AI 모델이 도입되어 운영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존 AI 모델들은 현장의 이상 징후를 감지해 알림을 줄 뿐,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알람이 울릴 때마다 결국 작업자가 현장으로 이동해 장비를 멈추고 수동으로 제어 로직을 수정해야 했기에 진정한 의미의 자율화 수준에 도달하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장의 변화를 AI가 스스로 인지하고, 장비 제어까지 할 수 있을까?”

공정 운영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높여 SDF를 구현하고자 했던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마키나락스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장비를 제어하는 ‘AI 에이전트’ 구현을 시작했습니다. 생산 공정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프롬프트와 연계하여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를 자율 제어하는 ‘피지컬 AI’의 실질적인 적용 사례를 만든 것입니다. 이로써 파편화되어 있던 기존 AI 모델들과 공장 내부 시스템들을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하며, 소프트웨어가 공정을 자율적으로 최적화하고 궁극적으로는 Dark Factory로 나아갈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SDF 환경을 구동하는 핵심 AI 에이전트 라인업

마키나락스의 솔루션은 현장의 실시간 데이터와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공정 곳곳에서 판단과 제어를 수행하는 특화된 AI 에이전트들로 구성됩니다. 하드웨어 중심이었던 생산 라인을 소프트웨어로 유연하게 제어하는 SDF 환경에서 공정의 요구사항에 따라 다양한 에이전트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작동합니다. 전기차 배터리 SDF에서 그 효용성을 검증한 대표적인 에이전트 기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SDF for Physical AI

SDF for Physical AI

① 작업자 헛걸음 없애는 ‘자율 제어 에이전트’

비전 카메라가 불량 신호를 보냈을 때, 데이터 복합 분석을 통해 가성 불량(오알람)을 판정하고 PLC 값을 직접 제어해 공정을 계속 진행시킵니다. 사람을 불필요하게 호출하던 수동 개입을 줄이고 라인 가동 효율을 유지합니다.

② 판단하고 설명하는 ‘소통·지식 에이전트’

‘이번에 왜 제어 값을 변경했지?’와 같은 작업자의 질문에 에이전트가 스스로 추론한 근거와 공정 분석 결과를 명확하게 답변합니다. 또한, 과거의 장애 처리 이력, 설비 보전 기록, 품질 이상 대응 데이터까지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현장 엔지니어들이 두꺼운 매뉴얼을 찾는 대신 질문하는 것만으로 베테랑의 노하우를 즉시 꺼내 쓸 수 있습니다.

③ 리스크 거점을 집중 마크하는 ‘핀포인트 제어 에이전트’

수많은 설비 어드레스 중 택타임(CT) 지연이나 가동 중단 위험이 잦은 핵심 거점들을 정확히 타깃팅합니다. 공장 전체를 무리하게 제어하는 대신, 병목이 발생하는 리스크 포인트를 집중 제어하여 공정의 안정성을 확보합니다.

④ 품질 산포를 방지하는 ‘조업 기준 최적화 에이전트’

품질 유지를 위한 엄격한 조업 관리 기준값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합니다. 데이터가 기준치를 이탈할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적으로 제어 값을 변경하거나 운영자에게 즉각 알림을 보내 불량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합니다.

⑤ 데이터 통합 기반의 ‘선제적 분석·보고 에이전트’

PLC의 ms 단위 데이터, MES/ERP의 배치 데이터, 카메라 이미지 등 주기와 형태가 다른 비동기 데이터를 하나의 DB로 통합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요청이 없어도 스스로 공정 데이터를 상시 분석하여 알람을 울리고, 최적화 결과를 정형화된 보고서로 자동 생성합니다.

SDF? 피지컬 AI? 현장의 제약을 해결한 3가지 접근 방식

‘AI 에이전트가 실시간 데이터를 읽고 PLC를 제어한다.’ 말은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기차 배터리 공정에 AI를 구현하는 과정에서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과 다른 몇 가지 기술적 제약이 존재했습니다.

질문만 가득했던 현장, FDE와의 협업으로 시나리오 구체화

AI 에이전트에게 명령(프롬프트)을 내리려면 ‘문제가 생기면 값을 바꿔줘’ 수준의 두리뭉실한 지시로는 불가능합니다. AI 에이전트가 오차 없이 실행하기 위해 설비의 가동 상태별 대응 기준이나 예외 처리 프로세스의 정교한 정의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마키나락스의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 Forward Deployed Engineer)들이 고객사 도메인 전문가들과 함께 공정을 단계별로 분해했습니다. 발생 가능한 예외 상황을 전수 검토하며 시나리오를 구체화한 결과 AI 에이전트가 명확히 판단하고 구동할 수 있는 명령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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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C별 시차, 백엔드 아키텍처로 제어 타이밍 조율

시나리오를 완성했으니 이제 AI의 명령을 장비에 던질 차례. 제조 현장에는 다양한 제조사의 PLC 장비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장비마다 데이터 인터페이스 방식이 다를 뿐만 아니라, AI 에이전트의 명령을 수용하고 반응하는 데 2~3초의 물리적 시차가 발생하는 장비들이 존재해 데이터 오버랩이나 싱크 불일치 리스크가 있었습니다.

마키나락스는 백엔드 아키텍처 단에서 장비별로 상이한 제어 수용 타임아웃 값을 정교하게 조율하는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반응이 느린 장비는 적절히 대기 시키며 전체 공정 데이터의 싱크를 맞추는 통신 안정화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 PM Insight: “장비별로 발생하는 2~3초의 제어 시차는 AI 이론이 아닌 오직 현장 경험치로만 풀 수 있는 실전의 영역입니다. 수많은 제조 설비를 다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백엔드 단에서 장비별 제어 수용 시간값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아키텍처를 구축해 공정 라인 개조 없이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인터넷이 안 되는 세계, 보안이 엄격한 ‘폐쇄망’ 환경 대응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은 보안을 위해 외부 인터넷과 완전히 단절된 폐쇄망 환경입니다. 외부 라이브러리 다운로드가 불가능하며 공장의 강력한 보안 프로그램으로 인해 개발 환경 세팅과 라이선스 인증 과정에서 수시로 돌발 차단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외부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AI 에이전트와 LLM이 현장 서버 내에서 완전히 독립적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자체 패키징 및 온프레미스(On-Premise) 배포 아키텍처를 완성했습니다. 그간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부 보안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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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자율 제어, 배터리 공정이 바뀌었습니다

AI 에이전트 도입 이후, 전기차 배터리 공정에는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 생산 공정 시간 단축: 공정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즉각 대응함으로써 전체적인 생산 공정 시간을 단축하고 설비 가동 효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 품질 일관성 확보: 관리 기준 내에서 공정이 진행되도록 실시간 제어값을 선제적으로 조정해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 품질 예측 정확도 향상: 개별 라인 모델의 결과를 AI 에이전트가 공정 맥락 데이터로 한 번 더 중복 검증하여 가성 불량을 걸러내고, 진짜 불량(진성) 여부를 정확히 판정해 모델의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 조업 공수 절감: 단순 반복적인 제어값 수정과 돌발 상황 대응에 소모되던 숙련공의 업무 부담을 줄여 현장 인력이 공정 개선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증명한 피지컬 AI의 확장성

지금까지 실제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프롬프트와 연계하고, PLC 제어까지 구현한 피지컬 AI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복잡한 제약 조건과 엄격한 폐쇄망 환경을 극복하고 실제 양산 라인에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동해 낸 이번 프로젝트는 마키나락스에게 또 다른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고객사가 체감하는 AI 도입의 진입장벽이 한층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조 현장의 공정은 저마다 특성이 다르고 복잡합니다. 앞으로 용접, 조립, 물류 등 다른 공정 라인으로 확장하려면 마키나락스의 엔지니어들은 또다시 현장으로 달려가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고, PLC 인터페이스를 하나하나 조율하는 현장 검증 과정을 반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공정에서 만든 성공적인 첫 단추는 앞으로 타 공정 라인으로의 확장 속도를 당길수 있는 강력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마키나락스는 하드웨어 중심의 생산 공정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하는 SDF의 미래를 현실로 만들며 현장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를 전 공정으로 넓혀가겠습니다.